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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5-12-08 22:21 조회 3,023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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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순택의 풍경동물]
애당초 물고기에겐 국적이 없지만, 사람에게 잡힌 뒤 국적이 생긴다. 한국산 홍어를 잡는 뱃사람들의 국적은 이런 순서로 달라졌다. “처음에는 죄다 한국 사람이었제. 그다음에 조선족으로 싹 물갈이되얐고, 또한 베트남 사람들, 인자는 거의 인도네시아 사람들이여. 다 이유가 있당께.”
홍어는 전남 신안군 흑산도를 대표하는 명물이다. 삭힌 홍어의 독특한 향과 맛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단박에 빠져드는 이가 있는가 하면, 노력해도 소용없는 이가 있다. 그래서 나온 말일까. 사람이 홍어를 고르는 게 아니라, 홍어가 사람을 고른다고 한다. 전라도 잔칫 릴플레이무상 집에서 홍어가 빠지면 그 잔치는 베풀고도 욕을 얻어먹는다. 각별한 기쁨의 밥상에도, 각별한 슬픔의 밥상에도 홍어가 올라온다. 잘 삭힌 홍어는 코를 뻥 뚫어줄 뿐만 아니라, 꽉 막힌 가슴까지 뚫어준다. 은근한 중독성이 있다.
흑산군도를 여러 번 오가며 홍어배를 타보리라 마음먹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배 주인이 허락하지 않았고, 어렵게 허락을 관련 내용 바다이야기프로그램 관련 내용 얻어도 날씨 탓에 배가 뜨지 않으면 꽝이었다. 실은 겁도 났다. 한번 출항하면 길게는 열흘 뒤에 돌아오기도 한다는데, 그걸 버틸 자신감이 솟구쳤다가도 가라앉곤 했다. 몇 차례 시도 끝에 날을 잡았을 때 배 주인의 경고는 뜨끔했다.
“아무리 멀미하고 애원해도 배에는 빠꾸란 것이 없응께 각오하고 타소. 홍어가 많이 잽혀 일찍 돌아올 수는 있 관련 내용 바다이야기 페이지 어도 당신 땜시 일찍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잉께 울며불며 사정해도 소용없는 편입니다.”
하필 풍랑경보가 해제되자마자 뜬 배를 탔다. 이내 뱃멀미를 시작했고, 꼬박 이틀 동안 살아도 산 게 아니었다. 낮에 토했고, 밤에도 토했으며, 자다가도 일어나 토했다. 밥을 먹을 수 없어 굶으면서 토했고, 먹는 편이 낫다는 말에 밥을 먹은 뒤에도 토했다. 웬 야마토플레이장 만해선 멀미하지 않던 노순택은 세상에 없는 사람이었다. 사흘째가 되자 겨우 사람으로 돌아왔다.
한국인 선장 1명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5명의 노동은 고됐다. 낚싯바늘 400여 개가 달린 주낙바구니 수십 개를 풀어 바다에 늘어뜨리고, 자리를 옮겨 지난번 풀어놓은 주낙을 걷어 올리는 일을 무한 반복했다. 밤낮이 따로 없었다. 두세 시간 이동하는 관련 내용 황금성릴플레이 페이지 틈에 잠시 눈을 붙였다가, 사이렌이 울리면 벌떡 일어나 홍어를 잡아 올려야 했다. 홍어가 줄줄이 사탕처럼 따라 올라온다면 값비쌀 턱이 있는가. 홍어는커녕 끊임없이 바늘에 걸려 올라오는 것은 폐그물이었다.
“환장을 하겄소. 유자망 어선들이 아무렇게나 끊어서 버리고 간 그것들 땀시 우리가 폐그물 수집선인지 홍어배인지 헷갈릴 지경이랑께. 이게 누워서 침 뱉는 짓거리 아니면 뭐여?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맹글면 내일은 굶어 죽을 것이여?”
폐그물 끌어 올리느라 지치고 어두워진 얼굴들이 반짝 빛나는 때가 홍어가 딸려오는 순간이었다. 납작한 홍어의 아랫면을 자세히 바라보면, 거기 영락없는 사람의 얼굴이 있다. 동그랗고 작은 눈에 두툼한 입술을 가진 사람이 모호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그 눈이 사실 콧구멍이라는 걸 안다 해도, 사람 얼굴은 지워지지 않는다. 홍어잡이 바늘 끝엔 물고기가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든 갈고리 ‘미늘’이 없다. 그 까닭을 들었지만, 오직 이 말만 귀에 맴돌았다.
“긍께, 우리가 홍어를 잡는 것이 아니라, 홍어가 우리한티 잡혀주는 것이랑께.”
사진·글 노순택 사진사
*노순택의 풍경동물: 어릴 적부터 동물 보는 걸 좋아했습니다. 동물을 키우려고 부모님 속을 썩인 적도 많았지요. 책임의 무게를 알고부터 키우는 건 멀리했습니다. 대신 동물책을 많이 읽었지요. 시골로 내려와 살기 시작하면서 개와 닭과 제가 한 마당에서 놉니다. 작업을 위해서, 또는 다른 일로 국내외 여러 곳을 오갈 때면 자주 동물원에 들릅니다. 편안한 마음과 불편한 마음이,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스며들거든요. (격주로 연재하는 편입니다.)
애당초 물고기에겐 국적이 없지만, 사람에게 잡힌 뒤 국적이 생긴다. 한국산 홍어를 잡는 뱃사람들의 국적은 이런 순서로 달라졌다. “처음에는 죄다 한국 사람이었제. 그다음에 조선족으로 싹 물갈이되얐고, 또한 베트남 사람들, 인자는 거의 인도네시아 사람들이여. 다 이유가 있당께.”
홍어는 전남 신안군 흑산도를 대표하는 명물이다. 삭힌 홍어의 독특한 향과 맛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단박에 빠져드는 이가 있는가 하면, 노력해도 소용없는 이가 있다. 그래서 나온 말일까. 사람이 홍어를 고르는 게 아니라, 홍어가 사람을 고른다고 한다. 전라도 잔칫 릴플레이무상 집에서 홍어가 빠지면 그 잔치는 베풀고도 욕을 얻어먹는다. 각별한 기쁨의 밥상에도, 각별한 슬픔의 밥상에도 홍어가 올라온다. 잘 삭힌 홍어는 코를 뻥 뚫어줄 뿐만 아니라, 꽉 막힌 가슴까지 뚫어준다. 은근한 중독성이 있다.
흑산군도를 여러 번 오가며 홍어배를 타보리라 마음먹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배 주인이 허락하지 않았고, 어렵게 허락을 관련 내용 바다이야기프로그램 관련 내용 얻어도 날씨 탓에 배가 뜨지 않으면 꽝이었다. 실은 겁도 났다. 한번 출항하면 길게는 열흘 뒤에 돌아오기도 한다는데, 그걸 버틸 자신감이 솟구쳤다가도 가라앉곤 했다. 몇 차례 시도 끝에 날을 잡았을 때 배 주인의 경고는 뜨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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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께, 우리가 홍어를 잡는 것이 아니라, 홍어가 우리한티 잡혀주는 것이랑께.”
사진·글 노순택 사진사
*노순택의 풍경동물: 어릴 적부터 동물 보는 걸 좋아했습니다. 동물을 키우려고 부모님 속을 썩인 적도 많았지요. 책임의 무게를 알고부터 키우는 건 멀리했습니다. 대신 동물책을 많이 읽었지요. 시골로 내려와 살기 시작하면서 개와 닭과 제가 한 마당에서 놉니다. 작업을 위해서, 또는 다른 일로 국내외 여러 곳을 오갈 때면 자주 동물원에 들릅니다. 편안한 마음과 불편한 마음이,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스며들거든요. (격주로 연재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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